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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활성화 정책의 두 축: 기관 자금 유입과 질적 개선 전략

2026.01.02

핵심 요약

  • 정부는 2030년까지 연간 40조 원 벤처투자 규모 확보를 목표로 코스닥 활성화를 추진합니다
  • 연기금 투자 확대와 BDC 도입으로 기관 자금 유입을 유도하고, 퇴출 요건 강화로 시장 품질 관리를 병행합니다
  • 정책 성공의 관건은 신주 공급 과잉 통제와 대장주 이탈 방지, 그리고 기업의 본질적인 수익성 개선입니다

정부는 현재를 경제 재도약의 변곡점으로 보고 벤처 생태계 강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코스닥시장 활성화는 이 전략의 핵심 고리로, 벤처기업의 자금 조달과 투자 회수를 원활하게 만드는 통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과거 4번의 활성화 정책은 모두 단기 효과에 그쳤습니다. IT 버블('98~'00), 모태펀드 설립('05~'07), 성장사다리펀드('14~'16), 코스닥벤처펀드('17~'18) 모두 초반 자금 유입 후 질적 개선 없이 침체를 반복했습니다. 이번 5차 정책이 다른 결과를 만들려면 무엇이 달라야 할까요?

이 글은 정부 정책의 구체적 내용, 코스닥 시장의 구조적 문제점, 그리고 정책이 실효성을 갖기 위한 조건을 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합니다.

 

정부 정책의 두 축 : 자금 유입 확대 + 시장 품질 관리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은 크게 두 방향으로 설계됐습니다. 하나는 기관 투자자의 안정적인 자금 유입이고, 다른 하나는 부실 기업 퇴출을 통한 시장 신뢰도 제고입니다.

기관 자금을 끌어들이는 3가지 장치

코스닥은 개인 투자자의 단기 매매 비중이 80% 이상인 불안정한 수급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2010년 이후 기관과 기타법인(자사주·투자지분)이 발행시장에서 취득한 물량을 개인이 유통시장에서 지속적으로 떠안는 형태가 고착화됐습니다.

정부는 이 구조를 바꾸기 위해 다음 정책을 추진합니다.

정책 수단

구체적 내용

기대 효과

연기금 투자 확대

코스닥 투자 비중 3% → 5% 상향, 벤치마크 변경

패시브 자금 유입으로 안정적 수급 기반

국민성장펀드

150조 원 규모 조성, 첨단 전략산업 집중 투자

성장기업 자금난 해소

모험자본 공급 의무화

증권사 발행어음·IMA 조달액의 25%를 벤처·코스닥에 투자

시장 유동성 확대

(출처: 금융위원회, 미래전략연구소)

 

2017년 말 4차 활성화 정책 당시에도 기관 자금 유입과 ETF 설정 증가로 코스닥지수가 빠르게 상승한 선례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 유상증자와 메자닌 발행이 급증하며 정책 효과가 상쇄됐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일반 투자자 참여 확대: BDC 도입

상장형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는 일반 투자자도 비상장 벤처에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제도입니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펀드 형태로 거래되기 때문에 기존 비상장 투자의 높은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한국의 금융 환경 차이를 고려해야 합니다. 미국 BDC는 자산의 70~80%가 기업채권으로 구성되며 8~10%의 고배당을 제공합니다. 반면 한국 중소기업은 자금 조달의 80%를 금리가 낮은 은행을 통해 하기 때문에 사모사채 시장이 작습니다.

따라서 한국 BDC는 지분투자 중심일 가능성이 높으며, 연간 민간 벤처 지분투자 규모가 3~4조 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초기 시장 규모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장 품질 관리: 퇴출 강화 + 성장 산업 육성

이번 정책이 과거와 가장 다른 점은 '종목 퇴출 요건 강화'를 명시했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상장폐지 기준을 단계적으로 상향합니다.

 

  • 시가총액: 150억 원('26년) → 500억 원('29년)
  • 매출액: 30억 원('26년) → 100억 원('29년)

 

동시에 AI를 포함한 15대 기술선도 분야 기업에는 상장 요건을 완화해 혁신 기업의 시장 진입을 돕습니다. 현재 기술선도 분야의 코스닥 내 시가총액 비중은 54%이지만 순이익 비중은 10%에 불과합니다. 성장 가능성은 높지만 수익 창출력이 약한 구조를 개선하려는 의도입니다.

나스닥은 IT 버블 붕괴와 금융위기를 거치며 대규모 기업 퇴출을 단행했고, 2022년 고금리 구간에서도 내부 정화를 지속하며 질적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반면 코스닥은 2010년대 들어 상장폐지 기업이 감소하고 신규 상장이 증가하면서 12년간 상장기업수가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코스닥과 나스닥의 상장기업수 추이 비교 그래프. 2010년 이후 코스닥 상장기업수는 꾸준히 증가한 반면, 나스닥은 IT 버블 이후 감소 후 안정화 국면을 유지하며 질적 개선을 이뤘습니다. 출처: Bloomberg, FnGuide
(출처: Bloomberg, FnGuide)

 

코스닥시장이 가진 3가지 구조적 문제

정책이 아무리 잘 설계되어도 시장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과거의 실패를 반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앞서 살펴본 정책들은 '자금 유입'과 '퇴출 강화' 라는 공급 측면의 개선안입니다. 하지만 코스닥 시장은 수요(투자자) 측면과 공급(기업) 측면 모두에서 구조적 취약점을 안고 있습니다. 이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유입된 자금은 다시 빠져나가고, 강화된 퇴출 기준도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책의 실효성을 판단하려면 먼저 코스닥이 왜 반복적으로 침체를 겪었는지, 어떤 악순환 구조가 작동하고 있는 지를 이해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문제는 세 가지입니다.

 

문제 1: 낮은 수익성과 높은 적자 기업 비중

2010년 이후 코스닥 상장기업의 평균 영업 이익률은 5%로 코스피 대비 1.4%p 낮습니다. 성장 산업 비중이 높음에도 수익성이 낮은 이유는 독자적 생존력이 부족하고 대기업 하청 구조에 의존하기 때문입니다.

더 심각한 것은 코스닥 상장 기업의 40% 이상이 적자를 기록한다는 점입니다. 기존의 '인위적 수명 연장' 방식 지원이 아니라 기업 스스로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유도하는 정책 전환이 필요합니다.

 

문제 2: 정책 이후 반복되는 신주 공급 과잉

2017년 활성화 정책 이후 즉각적인 유상증자 증가와 사후적인 메자닌 발행 급증이 나타났습니다. 시장에 매물 부담이 가중되고 주주 지분 희석 문제로 신뢰도가 낮아졌습니다.

신주 발행 증가를 보여주는 시가총액/주가 배율에서 2010년 이후 코스닥은 코스피 대비 2배 이상 빠른 속도로 증가했습니다. 양적 성장 대비 질적 성장이 따라가지 못한 결과입니다.

 

문제 3: 대장주의 지속적인 코스피 이전

2008년 이후 네이버, 카카오, 셀트리온, 포스코DX, 알테오젠 등 대장주들이 코스피로 이전 상장했습니다.  이들의 이전 상장이 없었다면 현재 코스닥지수는 약 1,700pt 수준일 것으로 분석됩니다.

대장주 이탈은 양질의 성장주 감소로 이어져 시장의 질적 수준을 떨어뜨립니다. 코스피 추종 자금 규모가 월등히 크기 때문에 대규모 투자자금 유입이 이전 상장의 주요 동기로 작용합니다.

대장주 이전 상장 영향을 감안한 코스닥지수 시뮬레이션. 2008년 이후 실제 코스닥지수와 이전 상장이 없었을 경우의 시뮬레이션 지수 비교. 대형 성장주 랠리 구간에서 격차가 크게 벌어집니다. 출처: FnGuide, 미래전략연구소
(출처: FnGuide, 미래전략연구소)

 

정책이 실효성을 갖기 위한 3가지 조건

정부 정책이 시장의 구조적 문제와 맞물릴 때 예상되는 리스크는 명확합니다. 정책 효과를 지속시키려면 다음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조건 1: BDC의 현실적인 한계 인식

미국 BDC는 자산의 70~80%가 기업채권으로 구성되며 8~10%의 고배당을 제공합니다. 은행 규제 강화로 중소·중견기업 대상 사모사채 시장이 성장하면서 BDC 자산도 팬데믹 이후 비약적으로 증가했습니다.

반면 한국 중소기업 자금 조달의 80%는 금리가 낮은 은행을 통해 이뤄져 사모사채 발행 유인이 크지 않습니다. 한국 BDC는 상당 부분 지분투자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연간 민간 벤처 지분투자 규모가 3~4조 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시장 규모는 제한적입니다.

 

조건 2: 신주 공급 과잉 통제

'정책 추진 → 자금 유입 → 신주 상장' 흐름은 성장기업의 자본 조달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정책 효과를 상쇄할 수준의 주식 공급 증가는 주가 부진의 원인이 됩니다.

유상증자와 메자닌 발행이 급증하지 않도록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하며, 주주 가치를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사후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조건 3: 대장주 잔류 인센티브 설계

인위적인 연기금 벤치마크 조정만으로는 코스피와의 자금 격차를 메우기 어렵습니다. 대장주가 코스닥에 머물도록 세제 혜택, R&D 지원 등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정책 보완이 필요합니다.

 

질적 개선 없이는 '5차 붐'도 반복될 뿐

코스닥시장 활성화의 성공 여부는 정책 발표가 아니라 실행 과정에서의 질적 개선에 달려 있습니다. 과거 4번의 정책이 모두 단기 효과에 그친 이유는 자금만 공급하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소홀히 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정책은 퇴출 요건 강화를 명시했다는 점에서 과거와 차별화됩니다. 하지만 정책 발표 후 반복적으로 나타났던 신주 공급 과잉과 대장주 이탈을 막을 구체적 대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같은 결과를 맞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코스닥 활성화는 단기 부양책이 아니라 장기 구조 개선 프로젝트로 접근해야 합니다. 엄격한 퇴출 기준 적용으로 시장 품질을 관리하고, 대장주가 코스닥에 머물 실질적 이유를 제공하며, 기업들이 독자적 생존력과 수익성을 갖추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함께 작동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벤처 생태계가 완성될 것입니다.

핵심 Q&A

Q1. 이번 코스닥 활성화 정책의 핵심은 무엇인가요?

기관 투자자의 안정적인 자금 유입(연기금 투자 확대, 국민성장펀드, BDC 도입)과 시장 품질 관리(퇴출 요건 강화, 기술선도분야 상장 완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단순한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개선을 통한 시장 신뢰도 제고가 목표입니다.

Q2. 과거 활성화 정책들은 왜 실패했나요?

과거 4번의 정책은 모두 초반 자금 유입 후 신주 공급 과잉, 부실 기업 관리 소홀, 대장주 이탈로 효과가 단기에 그쳤습니다. IT 버블, 바이오 등 첨단산업 붐과 맞물려 단기 활성화는 있었으나 질적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아 지속성이 없었습니다.

Q3. 코스닥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요?

개인 투자자의 단기 매매 비중이 80% 이상인 불안정한 수급 구조, 상장기업의 40% 이상이 적자를 기록하는 낮은 수익성, 그리고 대장주의 지속적인 코스피 이전이 핵심 문제입니다. 2010년 이후 상장기업수는 두 배로 늘었지만 질적 수준은 오히려 하락했습니다.

Q4. BDC 도입이 실제로 효과가 있을까요?

미국과 달리 한국 중소기업은 자금 조달의 80%를 금리가 낮은 은행을 통해 하기 때문에 사모사채 시장이 작습니다. 한국 BDC는 지분투자 중심일 가능성이 높으며, 연간 민간 벤처 지분투자가 3~4조 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시장 규모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Q5. 정책이 성공하려면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요?

신주 공급 과잉 통제, 대장주 잔류 인센티브 설계, 그리고 기업의 본질적인 수익성 개선이 핵심입니다. 정책을 통한 일시적 자금 유입이 아니라 시장의 신뢰 회복과 기업 펀더멘털 개선이 뒷받침되어야 지속 가능한 활성화가 가능합니다.

저자 정보

이름: 최유준

직업/직함: 매크로금융팀 연구원

조직: 신한금융그룹 미래전략연구소

소개: 거시 경제 흐름과 자본시장 정책 변화를 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하며, 주식·채권·파생상품 시장의 구조적 이슈와 투자 전략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책 변화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벤처 생태계 활성화 방안에 대한 실증 분석을 수행합니다.

분야: 자본시장 정책, 매크로 금융, 벤처 생태계, 시장 구조 분석, 투자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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